기술의 결함보다 무서운 소통의 하자를 진단하는 경우들이 있다 현장에서 설계자와 시공자 혹은 건축주와 시공자 간의 대화를 듣다 보면 기묘한 장면을 목격한다. 설계자는 도면대로 안 됐다고 하고 시공자는 도면대로 했다고 하는 장면이다.

모두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. 건축은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드는 작업이다.

설계자, 시공자, 건축주, 감리자 등 이 모든 사람이 같은 결과를 목표로 움직여야 하는데 위와 같은 현상의 문제는 같은 단어에 대해 서로 다르게 이해해서 나타나는 결과다. 방수 vs 방습, 물 vs 수증기는 엄연히 다르다 방수라는 단어 하나로도 예가 된다.

도면에 방수층 시공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을 때, 현장에서는 각자 자기만의 기준으로 해석한다. A: 비만 안 새면 된다.

(표면 방수 관점) B : 물만 잘 흘러도 안 새더라. (배수 관점) C: 수압까지 견뎌야 진짜 방수다.

(구조 방수 관점) D: 습기를 막는 것도 방수지! (방습 관점) E: 결로도 제어해야 하는거 아니야? ...